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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Why Globalization Works 마지막 이야기 - 3편

Why Globalization Works의 리뷰 3편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도서 리뷰] Why Globalization Works 마지막 이야기 - 3편

대기업이 지배하는 세상?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세계화에 따른 이득을 누리는 것은 세계적 대기업들, 즉 다국적기업들이며, 이들이 각국 정부를 조종해 자기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실시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대기업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러한가? 이런 류의 주장이 의미를 가지려면, 세계화가 대기업에게만 이익이 되고, 노동자와 농민, 소비자에게는 피해를 준다는 전제가 성립해야 한다. 이 전제는 물론 성립하지 않는다. 세계화에 따른 손익 계산은 훨씬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이익을 본다. 그리고 노동자와 농민은 나라마다, 산업마다, 기업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손익구조가 달라진다. 대기업도 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지만, 그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대기업은 상호간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으며 고객(소비자일수도 있고 다른 기업일 수도 있다)의 선택이라는 최종적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다. 결국 대기업의 일방적 지배라는 생각은 근거가 부족하다. 세계적 대기업들이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주장은 어떤가? “착취”라는 용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겠지만,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개도국의 저임금 노동자를 이용해 이익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는 맞다. 하지만, 개도국 노동자들이 저임금을 받는 것은 다국적기업이 이들을 강제로 데려다가 노역을 시키기 때문이 아니다. 저임금의 기본 원인은 개도국의 생산성이 낮다는 데 있다. 다국적기업의 경우, 개도국 국내기업이나 기타 다른 일자리에 비해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훨씬 좋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개도국 노동자들은 흔히 다국적기업에 “착취”당하기를 열망하게 된다. 또한, 다국적기업의 일자리는 많은 개도국 젊은이들(특히 여성들)에게 농촌사회의 전근대적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와 독립성, 자아 존중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피에트라 라볼리, 『티셔츠 경제학』, 다산북스, 2005에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또, 다국적기업이 들어옴으로써 그 나라의 전반적인 비즈니스 환경이 좋아진다. 비즈니스 환경이 좋아지는 것은 다국적기업에게 유리한 일이지만, 또한 경제성장이 촉진되니까, 다국적기업뿐 아니라 그 나라의 많은 노동자, 시민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다국적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선진국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앞에서도 거론했듯이, 선진국 다국적기업들은 상호 간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나가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들어오는 기업도 많다. 즉 해외직접투자의 흐름은 일자리의 파괴와 창출을 동시에 초래한다. 일방적으로 산업 공동화가 진행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조의 힘이 약화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노조에 대해 과거보다 더 강한 교섭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점에서는 확실히 세계화가 기업에 유리하고 노동자에 불리하다는 선진국 노조의 주장이 타당한 면이 있다. 하지만 다국적기업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진 덕분에 개도국 노동자가 더 많고 더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대기업이 정부의 정책을 조종하고 있다는 주장은 어떤가? 대기업이 주요 이익집단 중 하나니까, 대기업이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대기업 외에 다른 이익집단들도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또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대기업에게만 이익이 되고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펴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기업만 유리한 경우란 곧 대기업이 독점력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모든 선진국에서는 이런 독점력을 규제하기 위한 반독점 경쟁정책 및 제도를 갖추고 있다. 또, 세계화의 진전은 세계적 차원의 경쟁을 가능케 하므로 대기업의 독점력을 침해하는 성격을 갖는다. 결론적으로, 대기업은 큰 영향력을 갖지만, 결정적 영향력을 갖는 것은 아니며, 세계화가 대기업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이 점에서 대기업의 지배력으로 인해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무력화되고 있나?

세계화는 각국 정부의 능력과 하는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세계화 때문에 정부가 무력화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대개 정부가 사회적 평등을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정부가 무력화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 이들의 주장대로 각국 정부가 무력화되고 있을까? 마틴 울프는 증거를 찾아 나선다. 가장 중요한 증거는 GDP 대비 정부지출 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정부가 많은 일을 한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통계를 뒤져 보면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부지출 비율은 20세기 내내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세계화가 급진전되었다는 1980년대 이후에도 이런 추세는 뒤집히지 않았다. 대개는 1980년대 이후에도 정부지출 비율은 약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른바 “작은 정부”라는 슬로건이 요란스럽게 울려 퍼졌지만, 그런 슬로건이 현실이 된 것은 아니다. 대개의 경우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정부가 나서서 뭔가 일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또 선진국 중에서 비교적 작은 정부를 갖고 있는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이 큰 정부를 갖고 있는 유럽식 자본주의 모델을 압박하고 있다고 본다. 그들이 보기에는 유럽식 모델이 더 바람직한데, 자꾸 미국식 모델 쪽으로 끌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세금을 많이 매기고 규제를 많이 가하는 유럽식 모델은 그 반대인 미국식 모델에 비해 세계화 시대에는 경쟁력을 잃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그들은 이제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져서 자본이 되도록 비용을 작게 들이고 규제를 덜 받는 나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때문에 이런 압력을 많이 받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주장들은 언뜻 듣기에는 그럴 듯하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우선, 세금을 많이 매기는 나라, 큰 정부를 가진 나라가 경쟁력이 약하다고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가 없다. 만약 정부지출이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그럴 수 있지만, 올바른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그래서 좋은 공공 서비스를 잘 제공한다면, 그 나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일방적 자본이동이라든가, 유럽의 미국식 모델 채택 같은 것도, 그들이 말하는 것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여전히 유럽과 미국의 정부 모델에는 큰 차이가 있고, 자본은 미국과 유럽 쌍방 간을 이동하고 있다. 여기서 “국가 경쟁력”이라는 개념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만약 “국가 경쟁력”을, 마치 기업 경쟁력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한다면, 즉 어떤 나라의 부상이 다른 나라의 하강을 의미하는 것처럼 생각한다면, 이는 오류이다. 국가 간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국제무역은 교역 쌍방에 모두 이익을 주는 포지티브섬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국가 경쟁력”을 경제성장 능력이나 경제의 생산성, 효율성 같은 의미로 이해한다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대체로 국내적인 것이다. 그 나라의 제도와 문화, 인적자원, 기술혁신, 정부정책 등이 그것이다. 국제경제의 세계를 마치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처럼 묘사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결론을 낳게 된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가 그 나라 경제의 수준, 그러니까 소득수준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 가지 경로가 있다. 교역조건이 바로 그것이다. 교역조건이 개선되면, 실질소득 증가 효과가 있고, 거꾸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 실질소득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교역조건이 각국 경제의 실적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세계화 때문에 각국 정부가 소득재분배 정책이나 케인즈주의적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주장들도 대체로 근거가 없다. 소득재분배 능력은 세계화와 거의 상관이 없다. 케인즈주의적 정책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다. 특히, 자본시장이 개방되어 있을 경우에는 각국 정부가 통화정책을 사용하는 데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케인즈주의적 정책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계화와 관계 없이, 과도한 경기부양책의 사용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이미 1970년대에 주요 선진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의 폐해를 절감한 바 있고, 그 후로는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때, 종전에 비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케인즈주의 정책이 만능이 아니고 결함이 있으며 이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면, 세계화로 인해 약간의 제약이 가해졌다는 것이 그다지 중요한 사항은 아니다. 실제로 주요 선진국 정부는 여전히 케인즈주의적 거시경제정책(특히, 통화정책)을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계속 활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세계화 시대에도 정부는 여전히 필요하며 또 중요하다. 정부는 법과 질서의 유지, 공공재 및 공공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본연의 필수적 기능을 여전히 수행해야 한다. 세계화 시대에도 사람의 이동은 그다지 세계화되지 않고 있으며, 어느 나라엔가 국민으로서 소속된다는 것이 갖는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 끝으로, 세계화를 관리하기 위한 범세계적 통치체제(global governance)를 구축하려면 먼저 각국 정부가 존재해야 한다. 주권과 능력을 가진 각국 정부들이 있어야 이들 간의 협력에 의해 범세계적 통치가 가능하다. 세계화가 진행된다고 해서 각국 정부가 사라지고 세계정부가 들어설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순전히 공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금융 자유화의 공포

11년 전, 이른바 IMF 외환위기를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한국이 겪은 IMF 외환위기는 세계화 시대의 문제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한국 외에도 세계화 시대에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를 겪은 사례는 많다. 요즘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계속 거론되고 있다. 세계화 시대의 금융위기 문제는 비주류 또는 반주류 세계화 반대론자들뿐만 아니라 주류 사회 안에서도 중요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주류 경제학자들 중에도 세계화 시대의 금융 자유화(또는 자본 자유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요한 공격 대상은 자본 자유화(= 자본시장 개방 = 자본계정의 자유태환)와 IMF다. 먼저, 자본 자유화에 대해 검토해 보자. 자본 자유화를 하고 나면 급격한 자본 유출입이 가능해지므로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이 예기치 못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요즘은 국제적인 투기자본들이 수없이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금융시장이 자칫하면 투기판으로 돌변하여, 본래 큰 문제가 없었던 산업활동에 엄청난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틴은 자본 자유화가 초래하는 위험만 보려 하지 말고 긍정적 측면도 함께 보자고 이야기한다. 자본시장의 개방, 외국 금융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 허용 같은 조치는 국내 금융시스템을 선진화하여 산업부문에 효율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물론 금융 시스템의 선진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본시장을 개방하기에 앞서 건전한 금융감독 시스템의 정비, 충분한 외환보유고의 축적 같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사전 준비가 잘 갖춰진 상태에서 시행하는 자본 자유화는 실보다 득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마틴의 주장이다. 그는 자본 자유화가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해서 다시 문을 걸어 닫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이 걸어온 경로도 이런 생각을 반영하는 것 같다. 성급한 자본시장 개방이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많았지만, 다시 자본시장을 닫지 않고 자본 자유화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정책적 노력을 추가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았다. 이는 곧 IMF 같은 주류 국제기구의 입장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흔히 IMF를 많은 개발도상국 경제를 피폐화시킨 금융 세계화의 주역으로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의 책,『세계화와 그 불만』이 대표적인 IMF 비판으로 유명하다. 스티글리츠는 그 책에서 IMF가 어느 나라에나 그 나라 사정과 상관없이 동일한 처방을 내린다고 비난했다. 마틴 울프는 스티글리츠의 이런 비판은 IMF가 세부적 사항을 너무 경시했고 개도국에 대해 대체로 오만한 자세를 취했음을 지적한 점에서는 옳다고 본다. 하지만, IMF의 지원을 받은 나라들은 본질적으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에, IMF의 처방이 어느 나라에나 비슷하게 적용된 것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또 하나의 비판은 IMF가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경고하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비판은 타당하다. 하지만 경제 예측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도 역시 인정해 주어야 할 것이다. IMF가 위기에 처한 나라들에 지나친 긴축정책을 주문했다는 비판도 있다. 이 비판이 맞는지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긴축정책으로 심각한 경기침체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긴축 없이 외환위기를 수습할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후적으로 긴축의 강도가 지나쳤다는 판단을 내릴 수는 있지만, 적정 수준을 사전에 정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점도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끝으로, IMF의 구제금융이란 결국, 무책임한 서방측 은행들을 구제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서방측 은행들, 금융자본들에게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이 있다. 재미있게도 이런 비판은 세계화 반대론자들과 정반대 입장을 가진, 우익적 “시장 근본주의자들”이 소리 높여 역설하는 주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구제금융을 실시하지 않으면, 해당 국가, 나아가서 국제금융시장에 더 큰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쉽게 이야기해서 IMF는 소방서에 비유할 수 있겠다. IMF는 불이 날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하는 데 실패했고 불이 났을 때 물을 너무 많이 들이부었다. 또, IMF라는 소방서가 있으니까 사람들은 불 조심을 하지 않고 지냈고, 그 결과 불을 내버렸다. 그럼 소방서를 없애야 할까? 마틴 울프는 완벽한 소방서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소방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이에 동감한다. 더 중요한 것은 마치 IMF가 위기를 맞은 나라들의 고통을 야기한 원인 제공자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세계화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라는 점이다. 위기는 그 나라 내부의 제도와 정책이 잘못된 데서 비롯된 것이지, IMF가 일으킨 것은 아니다.

세계화에 대한 균형적 접근

이제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 앞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마틴 울프의 입장은 대체로 중도파적이고 또 낙관적이다. 세계화를 어떻게 봐야 하나? 그의 답은 이렇다. 세계화란 대체로 좋은 것이다. 물론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찾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선진국이 개도국 제품에 대해 시장을 더 많이 열기, 자본 자유화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감독 장치를 만들기, 범세계적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정부의 적절한 역할을 정립하기 등등이 그것이다. 특히, 마틴은 개발도상국이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경제성장을 도모하여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개발도상국의 제도와 정부, 정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혁하는 것이다. 마틴 울프는 세계화의 미래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이지만, 또한 현실주의적인 입장도 표명한다. 오늘의 세계화는 20세기 전반기만큼 큰 위협에 처해 있지는 않다. 세계화 반대세력은 미약하며, 그들의 비판이 때로는 세계화를 더 건전한 것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따라서 세계화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장기적 추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마틴은 오늘의 세계화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사람의 이동에 관한 한 국가간 장벽은 여전히 높고, 각국 정부는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는 곧 세계화의 긍정적 효과 역시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가난한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로 사람들이 이주하는 것이다. 이런 길이 거의 막혀 있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은 여전히 자기 나라의 제도와 문화, 정부, 정책의 제약 속에서 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오늘의 세계가 갖는 문제점을 모두 세계화로 환원하여 이야기하는 세계화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설익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세계화에 따른 외부적 영향보다는 각국의 내부 사회 시스템이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마틴 울프가 앞 부분에서 들려준 시장경제와 민주정부의 결합이라는 교과서적 이야기야말로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Why Globalization Works에 대한 리뷰 3편까지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