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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Why Globalization Works 세계화에 대한 관점 - 1편

안녕하세요 Why Globalization Works의 도서리뷰 1편입니다.

[도서 리뷰] Why Globalization Works 세계화에 대한 관점 - 1편

세계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 시대의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 중 하나이다. 세계화란 과연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는 어떻게 되어 갈 것인가. 세계화는 바람직한가 아닌가, 세계화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펴는 것이 좋은가, 세계화의 경제적 측면과 사회, 문화, 정치적 측면은 서로 어떻게 연관되는가 등 많은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세계화에 대한 질문은 또한 어떤 사회가 좋은 사회인가라는 보다 일반적인 질문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세계 최고 경제기자의 세계화론

파이낸셜 타임즈의 경제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주로 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세계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해 총괄적 해답을 제시했다. 마틴 울프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기자로 오랫동안 이름을 떨쳐온 사람이다. 그는 본래 경제발전론을 전공한 경제학자로서 젊은 시절에는 세계은행에서 일했고, 기자로 직업을 바꾼 후에도 꾸준히 공부를 계속해서 일급 경제학자들에 못지않은 경제학 지식을 갖추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는 일급의 경제학 지식과 빼어난 글 솜씨를 잘 결합해서, 경제학자들을 포함해 영어권 인텔리들에게 세계화에 대한 최고의 책을 썼다는 대단한 찬사를 받았다.나도 오랫동안 세계화 문제에 관심을 가져 왔지만, 이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갖고 있지는 못했다. 또, 예전에는 세계화에 대해 막연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었다. 반대 입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약해졌고, 긍정적 측면에 대한 인식이 더 강해졌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의 지적 혼란은 이제 많이 정리가 되었다.

마틴 울프의 지적 여정

이 책은 서문부터 무척 재미있다. 마틴 울프는 서문에서 자기의 인생과 지적 여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문을 이렇게 쓴 걸 보면, 이 책은 그가 자기의 지적 인생을 총괄하는 의미로 쓴 책임을 알 수 있다. 그는 2차 대전 직후인 1946년에 영국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나치의 압제를 피해 오스트리아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유태인 지식인이었고 어머니는 네덜란드 출신 유태인이었다. (또 유태인이다. 왜 일급 지식인들 중엔 유태인이 이토록 많은 걸까.) 그는 자기에게 지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 아버지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의 아버지는 대체로 좌파적인 입장을 가졌지만, 공산주의에는 단호히 반대했으며, 따라서 사회민주주의를 지지했다고 한다. 나는 마틴 울프의 아버지가 가졌던 생각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그는 사회적 평등의 이상을 매우 중시했지만, 동시에 개인의 자유와 정치적 민주주의의 이상도 소중히 여겼을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자유와 정치적 민주주의를 파괴한 공산주의자들(즉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통치자들)에게 찬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틴 울프는 현재 자신의 정치적 입장은 자기 아버지보다는 덜 사회민주주의적이고, 조금 더 “고전적 자유주의”(오늘날의 미국식 “자유주의”가 아닌 19세기 고전 시대의 자유주의) 쪽에 가깝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정치적 입장에 도달하기까지 자기의 인생 행로와 지적 여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본래 아버지를 따라 영국 노동당을 지지했고 대학 시절(옥스퍼드)에 노동당 학생당원으로서 매우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니까 그도 당초에는 사회민주주의적 입장을 갖고 있었다. 대학원에 진학한 후에 그는 경제학을 전공하게 되는데, 특히 가난한 나라들의 경제발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가 대학원에 진학한 1960년대 말까지는 세계적으로 정부의 강력한 경제개입이 환영받던 시절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에서는 케인즈주의와 복지국가가 상식으로 통했고 후진국에서도 정부가 경제개발계획을 세워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20여년 정도 시일이 경과하고 나자, 이런 상식에 대한 비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가 전공한 경제발전론 분야에서는 그의 스승인 이안 리틀(Ian Little)을 비롯한 일군의 경제학자들이 개발도상국의 국가주도적 통제경제정책(dirigisme)을 비판하는 연구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런 새로운 연구의 영향을 받아 정부의 경제 개입에 대해 종전보다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마틴 울프는 대학원 졸업 후 세계은행에서 경제학자로서 일하면서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 문제와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의 원조에 직접 관여하게 되었다. 여기서 얻은 경험은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 정책이나 선진국의 원조정책이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더욱 확신시켜 주었다. 결국 그는 세계은행을 떠나게 되었고, 몇 년 후 다시 파이낸셜 타임즈로 이직해 오랫동안 경제기자로 활동했다. 그가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활동한 시기는 세계화가 크게 진전되고, 세계적으로 시장지향적 정책이 새로운 상식으로 통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마틴 울프는 경제학자 및 경제기자로서 자기가 세계화 및 시장경제에 대해 배우고 경험하고 알게 된 생각들을 총정리한다. 그가 내리는 결론은 중도파적이다. 한 마디로 시장과 정부의 적절한 결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금 더 보충하자면, 건강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적인 정부의 결합이 현재까지 인류가 발견해낸 가장 바람직한 사회형태라는 이야기다. 이는 국내적으로도,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세계화는 시장경제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점에서 대체로 바람직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약점들도 가지고 있다. 이런 약점들에 대처하려면 세계 각국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는 “글로벌 통치체제”(global governance)가 필요하다. 어찌 보면 이런 결론은 너무 평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결론을 수백 페이지에 걸친 탄탄한 논리와 논거로 뒷받침한다. 평범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는 것일까? 이제부터 마틴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하나하나씩 곱씹어 가며 정리해 보자.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누구인가

이 책은 세계화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맞서 세계화를 옹호하는 책이다. 그래서 먼저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누구인가를 살펴본다. 흥미로운 것은 세계화 반대론자들이 단일 그룹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무척 다양하다. 전통적인 세계화 반대론자는 농민, 내수산업 노동자 및 기업가들이다. 무역 자유화가 진전되면 이들은 피해를 보게 되므로 세계화에 반대한다. 이들을 가리켜 생산자 이익집단이라 부를 수 있다. 정치가들 또는 정치운동가들 중에도 세계화 반대론자들이 꽤 있다. 이들 중에는 좌파도 있고 우파도 있다. 구식의 좌파들, 즉 사회주의자, 네오마르크스주의자들은 숫자가 많진 않지만, 여전히 정치운동을 벌이면서 세계화 반대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이들은 세계화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반대론자들이라 할 수 있겠다. 정치적 스펙트럼의 반대 극단에 서 있는 극우파들, 즉 민족주의자들, 중상주의자들도 세계화에 반대한다. 이제까지 살펴본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세계화에 반대해온 세력이다. 하지만 최근의 세계화 반대론자 중에서 가장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주도세력은 이들이 아니다. 오늘의 주도세력은 다양한 시민운동 세력이다. 환경, 인권, 소비자, 여성, 평화, 원주민 운동 등 여러 가지 정치적 의제를 제기하며 활동하는 “시민사회” 세력이 그들이다. 마틴 울프는 어느 경제학자가 사용한 표현을 빌려와, 이들을 “새천년 집단주의자들”(new millenium collectivists)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확실히 집단주의자인지에 대해선 나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시민운동 세력 중에는 개인주의나 자유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하지만 세계화 반대운동에서 이들이 펼치는 주장은 확실히 집단주의로 해석될 여지가 큰 것 같다. 아무튼 “고전적 자유주의”를 더 옹호하는 마틴 울프가 보기에 이들의 주장은 한 마디로 말해 건강하지 않다. 하지만 그는 주류 사회가 이들을 적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이들은 적이라기보다는 아직 철이 덜 든 젊은 이상주의자들일 뿐이라는 것이다. 세계화 반대론자들이 누구인가는 세계화의 미래를 예견하는 데 관건이 되는 중요한 정치적 논점이다. 세계화는 1세기 전에도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결국 강력한 세계화 반대세력이 등장하면서 참담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의 세계화 반대세력은 공산주의와 파시즘이었다. 이들은 각각 극좌와 극우로서 서로 적대적으로 대립하는 세력이었지만, 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반대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집단주의 세력이었다. 공산주의와 파시즘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했고 자유주의적 세계화를 효과적으로 좌절시켰다. 물론 당시의 세계화가 실패한 것이 전적으로 이들의 반대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당시의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이 이들 반대 세력의 발호를 불러일으켰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이에 비해 오늘의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20세기 전반기의 공산주의나 파시즘에 비해 세력이 훨씬 미약하다. 공산주의나 파시즘은 여러 나라에서 실제로 정권을 장악하거나, 또는 정권을 위협하는 주요한 반대세력으로서 대단한 결집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화 반대론자, 특히 그 주도세력인 시민운동은 정치적 대안을 갖지 못한, 따라서 정권을 잡을 만한 능력을 갖지 못한 문제제기 집단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마틴 울프는 오늘의 세계화에 대한 정치적 위협이 그렇게 강력하지는 않다고 본다. 오히려 이들의 문제제기가, 설령 잘못된 문제제기라 하더라도, 세계화의 약점을 인식하여 이를 보완하는 계기가 됨으로써 세계화를 더욱 건강하고 튼튼한 것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자본주의의 이상

세계화를 본격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마틴 울프는 먼저 구미 선진국의 자본주의가 이제까지 인류가 발견한 가장 건강한 사회라는 점을 역설한다. 여기서 오해를 막기 위해 한 마디 덧붙이자면, 그의 이야기는 선진국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과거에 비해 여러 부분에서 진보한 사회라는 이야기일 뿐이다. 자본주의의 바람직한 특성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는 오늘날의 세계화가 “자유주의적 세계화”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세계화를 통해 자본주의 경제의 자유주의적 특성이 세계적으로 전파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그가 자본주의(사유재산제도와 시장경제체제의 결합) 그 자체를 건강한 사회로 보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민주주의라는 추가적 특성을 갖춰야 한다. 민주주의 정치체제 역시 이제까지 인류가 발견한 가장 건강한 정치체제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매우 경쟁적인 경제체제이고 그러한 한에서 경쟁에 뒤처지는 많은 사람들을 위협할 수 있는 체제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정부(마틴 울프는 주로 “국가”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정부로 용어를 통일하자)에 의한 보호가 필요하다. 또한, 정부 자체가 비민주적이면 시민의 재산과 안전을 위협하는 약탈자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로부터의 보호도 필요하다. 정부에 의한 보호와 정부로부터의 보호를 동시에 보장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 정부의 이상이다. 오늘날 선진국의 가장 발달한 민주주의 정부도 이런 이상적인 정부는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다른 정부보다는 이상에 많이 접근한 좋은 정부라 할 수 있겠다. 마틴 울프는 민주주의 정부에 대립하는 현대의 정치체제를 통틀어 집단주의라 부른다. 집단주의 정치체제는 민족주의나 국가주의, 때로는 사회주의의 이념을 내세우며, 이런 이념들을 혼융하는 경우도 많다. 경제적 측면에 한정해서 볼 때에도, 단순히 시장과 사유재산이 존재한다고 해서 건강한 자본주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건강하고 성숙한 시장경제는 여러 가지 사회적 규범과 신뢰, 고도로 발달한 다양한 제도들의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이런 규범과 제도를 만들어 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며, 오랜 시일이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규범과 제도의 정점은 결국 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정부의 수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민주주의 정부의 수립이 가능하다면, 그런 좋은 정부가 앞장서서, 경쟁적이고 불안정하며 불평등한 시장경제 대신에,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특성을 갖는 계획경제를 운영하면 안될까? 이것이 과거에 많은 사회주의자들, 공산주의자들이 품었던 이상이다. 그리고 그 이상은 실제로 현실 사회주의의 실험으로 실행되었고, 그 결과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바이다. 계획경제는 정보의 불완전성과 계획 실행자들의 인센티브 부족(또는 왜곡된 인센티브) 문제 때문에 비효율적 경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이 밝혀졌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계획경제가 결국 인민의 자주성을 말살하는 반민주적 관료주의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 좋은 정부가 할 일은 무엇인가? 정답은 시장경제의 원활한 작동을 뒷받침하면서 “시장의 실패”를 치유하는 데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산권 보호, 법과 질서의 유지, 건전한 거시경제정책(특히, 통화정책), 공공재 및 공공 서비스의 공급(특히, 교육과 보건), 외부성 문제의 해결, 경쟁정책, 소득재분배와 사회보장 등이 그것이다. 주류 경제학은 이 범위를 벗어난, 직접적이고 미시적인 경제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한, 주류 중에서도 더욱 보수적인 경제학자들은 앞에서 열거한 정책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시장만이 아니라 정부도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지하지만, 민주주의의 한계도 인식해야 한다. 아무리 민주적인 제도와 절차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정치가, 관료, 이익집단의 자기이익 추구 행동이 정책을 왜곡하여 공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정부의 실패는 개발도상국에서는 더욱 유념해야 할 문제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개발도상국에서는 민주주의 정부보다는 반민주적인 정부가 더 일반적이며, 좋은 정부보다는 나쁜 정부가 더 많다. 정부가 부패하고 무능할 경우에는, 큰 정부가 작은 정부보다 더 큰 해악을 끼친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에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장하는 것은 부패한 정치가와 관료의 이익에 봉사하는 주장이 되기 십상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나쁜 정부들 사이에도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더 나쁜 정부와 덜 나쁜 정부 간의 차이가 경제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낳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의 부패도 여러 가지 양상을 띨 수 있는데, 분권화된 부패, 근시안적 부패는 중앙집권화된 부패, 장기적 관점의 부패보다 훨씬 큰 해악을 끼친다.

Why Globalization Works의 도서리뷰 1편을 마쳤습니다. 2편으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