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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복지국가의 정치학에 대해서 알아보자

안녕하세요 이번시간에는 복지국가의 정치학에 대해서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도서 리뷰] 복지국가의 정치학에 대해서 알아보자

질병급여와 산재보험 및 장애급여

독일과 스웨덴에서는 질병(산재 포함)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정부가 평소 소득의 70~80%에 해당하는 급여를 준다. 독일에서는 최대 78주까지 주고, 스웨덴에서는 무한정 준다. 미국에서는 연방 차원에서는 이 제도가 없고 단지 5개 주만 주정부 차원에서 주는데, 그 경우에도 독일이나 스웨덴보다 급여 수준은 훨씬 낮고 기간도 짧다. 단, 산재환자의 경우에는 종전 급여의 약 2/3 정도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장애급여제도는 세 나라 모두 있는데, 세부적 내용은 서로 다르고, 스웨덴이 가장 관대하다.

빈민구호(공공부조)

독일과 스웨덴에서는 빈민을 위한 일반적 지원 제도가 있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빈민 중에서 노년층과 장애인 등 특수집단에 초점을 맞춘 특수한 지원제도를 운영한다. (노후)연금 은퇴한 노년층을 위한 공적연금제도는 나라마다 세부적 내용이 굉장히 복잡해서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공적연금을 통해 세대 간 및 소득계층 간 재분배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재분배가 얼마만큼 많이 이루어지는가를 정확히 계측해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충 살펴보면, 미국이 유럽보다 연금의 급여수준도 낮고 재분배 정도도 낮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인들 간의 소득 불평등은 미국이 유럽보다 훨씬 심하다. (알레지나와 글레이저는 실업수당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랬을까? 이 부분도 미국과 유럽 사이에 꽤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위키피디아에서 unemployment benefits 항목을 보면, 미국, 영국, 일본, 그리고 유럽의 몇몇 나라들을 비롯해 13개국의 제도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알레지나와 글레이저는 이런 제도적 차이를 종합해서 미국과 유럽의 소득 재분배 실태를 숫자로 보여준다. 어떤 숫자냐 하면, 소득계층별로 稅前소득 대비 사회적 이전소득(social transfers)의 비율을 계산해 본 것이다. 소득 재분배란 부자에게서 가난한 사람에게 소득을 이전해 주는 것이니까 당연히 이 비율은 저소득층일수록 높게 나타난다. 또 나라별로 비교해 보면, 유럽이 미국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영국은 미국과 유럽의 중간 정도로 나타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스웨덴의 경우 최저소득층의 이전소득비율이 다른 유럽 나라들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율은 스웨덴과 다른 서유럽 나라들이 별 차이가 없지만, 스웨덴에서는 최저소득층이 더 유리하게 재분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의 복지국가제도는 유럽 평균보다 더 잘 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알레지나와 글레이저는 규제제도

소득 재분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제도를 보면, 유럽은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을 미국보다 훨씬 높게 설정하고 있다. 또, 유럽에서는 노동자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노동시장 규제제도가 있는 데 비해, 미국에는 그런 규제가 별로 없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에서는 종업원을 쉽게 해고할 수 있지만 유럽에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알레지나와 글레이저는 유럽의 노동시장 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반드시 더 유리한 제도인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노동시장 관련 규제는 이미 일자리를 가진 취업자들, 즉 인사이더들에게는 좋은 제도이지만, 새로 일자리를 얻으려는 청년층이나 실업자들, 즉 아웃사이더들에게는 안좋은 제도, 즉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하는 제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해 보면, 미국은 유럽보다 공공 사회복지제도가 훨씬 약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은 유럽보다 민간 자선활동이 훨씬 활발하지만 이에 의한 소득 재분배까지 합쳐서 보더라도 미국은 유럽에 비해 소득 재분배의 수준이 훨씬 낮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민간 자선활동이 더 활발한 것은 미국 사람들이 더 이타적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유럽에서는 공공 복지제도가 아주 잘 되어 있어서 민간 자선활동의 필요성 자체가 작을 뿐이다. 그래서 가처분소득의 불평등 상태를 추정해 보면, 미국이 유럽보다 불평등이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주목할 것은 미국에서는 최저소득층이 유럽에 비해 훨씬 더 가난하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최하위 10% 계층의 소득은 중간소득(median income)의 60% 내외인데 비해, 미국은 1/3 정도밖에 안된다. 또, 중간소득의 50% 이하인 사람들의 비율을 “상대빈곤율”로 정의할 때, 1980년대에 유럽의 상대빈곤율은 대체로 5~8% 정도였지만, 미국은 무려 18%나 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게다가 그 후의 연구결과를 보면 1990년대 이후에 영국과 미국에서는 이 비율이 더 올라갔다고 한다. 한 마디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미국은 유럽보다 훨씬 살기 힘든 나라라는 이야기다.

사회복지제도의 차이에 대한 경제적 가설

왜 미국은 유럽보다 사회복지제도가 훨씬 부실한 걸까? 알레지나와 글레이저는 먼저 이 문제를 경제적 요인으로 설명하는 가설들을 검토하는데, 결론은 경제적 요인으로는 설명이 안된다는 것이다.

첫째, 稅前소득의 불평등이 심할수록 소득 재분배에 대한 정치적 요구가 크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는 이런 요구가 표로 연결되어 사회복지제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가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논리적으로 추론해 보면, 평균소득(average income)보다 중간소득(median income)이 작을 경우, 즉 부자가 소수이고 빈민이 다수인 경우, 그리고 그런 격차가 클수록, 부자에서 빈민으로의 소득 재분배를 지지하는 정치가가 당선되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현실을 면밀히 연구해 보면, 이 가설은 타당하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이 가설이 맞으려면, 미국보다는 유럽에서 세전소득의 불평등이 심했어야 하는데,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제로는 예나 지금이나 미국의 세전소득 불평등이 더 심하다는 것이다. 이 가설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정치적 힘이 취약하다는 것, 즉 그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정치적으로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뒤에서 다시 설명한다.

둘째는 미국은 유럽보다 소득의 이동성이 커서 소득 재분배 요구가 크지 않다는 가설이다

소득의 이동성이 크다면, 다시 말해서 지금 가난하더라도 나중에 소득이 증가해서 계층상승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면, 사회복지에 대한 요구는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가설 역시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러 경제학자들이 연구를 해보니 미국과 유럽의 소득 이동성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빈민은 유럽의 빈민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사회복지제도가 성립했던 초창기에도 미국과 유럽의 소득 이동성은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사람들이 자기네 나라는 소득 이동성이 대단히 높은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왜 현실과 다른 이런 믿음이 생겼을까? 이 문제도 뒤에서 다시 다룬다.

세 번째 가설은 경제 개방도가 높은 나라

즉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경제가 더 불안정하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이 더 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가설도 설득력이 약하다. 미국은 국가 규모가 커서 유럽 국가들보다 대외의존도가 훨씬 낮지만 경제의 변동성은 오히려 더 컸기 때문이다. 즉 개방도와 경제의 안정성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조세징수가 어렵거나 효율적이지 못하면 사회복지제도가 발달하기 어렵다는 가설이 있다. 이 가설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비교할 때에는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 개발도상국은 소득수준이 낮은데다 정부의 행정능력이 취약해서 세금을 많이 거두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이 때문에 재원이 부족해서 사회복지지출을 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 요인은 미국과 유럽의 차이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복지국가의 정치학에 대한 책 리뷰를 해보았습니다.